[인터뷰-오유진 마케팅 디렉터] “중국 탑미디어 광고? 우리 회사를 거쳐야 가능해요”

2020-08-19

[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중국의 바이트댄스사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 틱톡의 국내 이용자 수는 올 7월 기준 3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최근 틱톡을 활용한 짧은 영상은 전세계 MZ세대의 새로운 놀이로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인기 덕에 틱톡에 광고를 하고 싶어하는 기업도 줄을 잇는다. 하지만 중국 진출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중국은 현지에 지사를 세우지 못하면 부동산이나 직원채용 등에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 또 중국에는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도 통하지 않는다. 


이를 가능케 하는 곳이 모비스타그룹이다. 모비스타그룹의 네이티브엑스는 모바일 퍼포먼스 마케팅 에이전시다. 바이트댄스의 틱톡이나 텐센트 뿐 아니라 다양한 중국 탑미디어에 광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국에서만 사용하는 바이두, 위챗, 아이치이, 샤오홍슈 등 채널에 광고가 가능한 것이다. 


모비스타는 중국 모바일 마케터 로빈 두안과 벤처캐피탈 투자 디렉터 출신 클라멘트 카오가 설립한 중국계 모바일 마케팅 회사다. 2013년 설립 후 현재까지 누적 2000여개 광고주와 70억개 모바일 기기에 광고를 집행하며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14개국에 진출했다.


오유진(36) 마케팅 디렉터는 오랜 시간 외국계 회사에서 마케터로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 이곳의 마케팅 디렉터로 입사했다. 그가 오랜 고민 끝에 ‘모바일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최종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한 이유는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이 ‘이제 되기 시작하는 사업’이라는 것. 오 팀장은 “시류를 타니 힘을 안 들이고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유진 마케팅 디렉터
1985년생
2011년 홍익대 영상영화디자인/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졸업
17년 7월 모비스타 마케팅 팀 입사

모비스타는?
모비스타는 2013년 3월 설립된 글로벌 모바일 마케팅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애드테크,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통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서비스 진출을 컨설팅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2000여개 광고주와 70억개 모바일 기기에 광고 집행했다. 2016년 3월과 7월엔 각각 네이티브엑스(Nativex)와 게임 애널리틱스(Game Analytics)를 인수했으며 2016년 9월에는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모비스타는 또한 2020년 3월 조직개편을 통해 모비스타 그룹 지주사로 전환하고, 기존 모비스타의 대고객 비즈니스를 대표 사업 부문인 네이티브엑스로 이전했다. 모비스타 그룹에는 네이티브엑스 외 글로벌 모바일 광고 플랫폼 ‘민티그럴’, 게임 분석 기업 ‘게임 애널리틱스’ 등 하위 브랜드가 있다. 


기업명: 모비스타 (Mobvista Inc)
설립/본사: 2013년 중국 광저우
지사: 미국, 한국, 일본, 유럽 및 인도 등 전 세계 14개 사무소
설립자: 로빈 두안(Robin Duan)
임직원 수: 500여 명
사업 부문: 모바일 통합 마케팅 비즈니스 플랫폼
상장: 2015년 11월에 NEEQ (중국신삼판 시장)에 상장, 2018년 12월에 홍콩 증시에 상장

대학 전공이 패션디자인으로 현재 업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원래 미술감독이 되고 싶어 영상영화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 3학년 때 교수님을 따라 광고촬영장을 다니며 현장을 경험하면서, 이 분야가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패션디자인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했다. 공부를 하면서 디자인에 더해지는 스토리텔링이나 역사, 문화적인 의미에 매료됐다. 그러면서 ‘순수 디자이너가 아닌 스토리가 있는 에디터를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패션지 대학생기자를 하고 한 여행사에서 3개월간 인턴에디터로도 일했다. 그러다 홍보마케팅이란 직업을 알게 됐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을 앞두고는 외국계 명품패션회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미술 아티스트 초청 행사나 도서관짓기같은 CSR 등을 경험하면서 럭셔리브랜드와 예술을 접목하는 것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야할 길은 홍보마케팅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외국계회사를 꿈꾼 이유가 있나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다. 전부터 홍콩영화의 색채미에 끌려 첫 여행지로 중국을 23일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여행의 재미를 느꼈다. 그러면서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본격 영어 공부를 위해 대학 3학년이던 2012년 1년간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도 갔다. 돌아온 뒤부터는 계속 글로벌 회사를 꿈꿨다. 동기들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느라 밤을 샐 때 난 토익을 공부했다.” 


외국계회사에서의 첫 직장생활이 궁금하다
“럭셔리 패션브랜드를 시작으로 계속 관련 업종에 몸담았는데 대부분 몇 개월 단위로 이직을 해야했다. 패션분야는 워낙 고용불안정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패션을 고집하던 것을 과감히 버리고 다른 기회를 찾자고 결심하고는 한 외국계 소비재 회사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모비스타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됐나
“링크드인이라는 채용사이트를 통해 지금의 회사로부터 제안이 왔다. 모바일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전혀 몰랐고 주변 친구들 역시 아는 바가 없다고 해 고민이 많이 됐지만 연습이라도 해 보자며 면접을 봤다. 면접 때는 주로 모바일마케팅에 대해 물었는데 모바일 산업은 몰라도 홍보마케팅 분야에는 오래 몸담았기에 관련 내용을 이야기했다. 홍보 마케팅의 본질은 ‘내가 가진 걸 좋아보이게 해서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것’이라는 점에서 같기 때문이다.”


모바일 마케팅이라는 생소한 분야로의 이직이 쉽지 않았을 듯하다
“패션 업계를 그만두면서 깨달았던 게 ‘시류를 타야 한다’는 것. 시대의 흐름을 타면 힘을 안 들여도 쉽게 성장할 수가 있다고 느꼈다. 모바일 마케팅이 바로 그 분야라고 생각했고 이직을 결심했다. 또 처음부터 100명이 가고 싶은, 모든 게 잘 돼있는 회사보다 이제 시작이라 입사는 수월하지만 성장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 당시 이미 스마트폰 보급률이 최고점을 찍었고, 무엇보다 홍보마케터로 일하면서 신문이나 방송 등 전통 매체는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었다.”


첫 입사 당시는 어땠나
“당시 한국지사에 5명밖에 없었다. 마케팅 팀 역시 직접 세팅을 해야 했다.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이전 경험을 살려 포맷이나 마케팅 플랜, 이벤트 등을 직접 기획해 만들었다. 특히 패션업체에서 주로 사용하는 VIP 런천을 도입하고 프리랜서 디자이너도 고용하면서 브랜드의 가치를 새로 만들었다. 이게 반응이 좋았고 중국본사 외에 여러 해외지사로 퍼져갔다. 그러면서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디렉터가 됐다. 어릴 때, 코엑스의 한 마케팅 행사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APEC 디렉터를 보며 꿈을 키웠는데 그 꿈이 이뤄진 거다.” 


[나만의 합격팁]
시류를 타야 한다. 지원 회사의 기준이 그냥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하는 유명한 회사라면 당연히 들어가기 힘들다. 가장 중요한 건 나만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당장은 회사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보여도 업종이나 회사 자체가 비전이 있다면 큰 힘 들이지 않고 입사해 함께 회사를 유망한 기업으로 키울 수 있다.  


다만 내 포트폴리오가 없다면 아무리 신생 회사라도 입사가 100% 가능한 건 아니다. 나 역시 아이템은 달랐어도 마케팅이라는 관련 부서에서 계속 경력을 쌓았기에 모비스타에 입사할 수 있었다. 원하는 분야를 선택한 뒤에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길 추천한다. 

생소한 분야라 처음에 업무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듯하다
“전문용어가 워낙 많아서 일일이 검색해서 찾아봐야 했다. 그때 ‘백투베이직(Back to Basic)’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모바일 마케팅 분야의 기초 지식을 알기 쉽게 블로그에 정리한 건데 이 콘텐츠를 만들면서 나 역시 하나씩 배워갔다. 그런데 나처럼 이 업계에 있으면서 기초지식을 쌓고 싶은 독자들 덕인지 조회수가 잘 나왔다.”


또 다른 주요한 성과가 있다면
“‘엑스플로어차이나(XploreChina)’라는 행사를 직접 만들었다. 엑스플로어차이나는 앱 서비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중국 앱 마켓 진출 전용 원스톱 솔루션이다. 틱톡, 텐센트 등 까다로운 중국 앱 마켓 진출을 지원한다. 이 세미나를 작년에 직접 처음 열었다. 이게 한국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엑스플로차이나라는 이름을 글로벌 지사가 공통으로 사용하며 해외 지사로 퍼졌다.”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해외지사로부터 매일 업무보고를 받는다. 특히 본사와 APEC 지사 간 세일즈나 마케팅 전략의 합을 맞추는 과정이 중요하다. 브랜드는 같은 색깔을 유지하는 게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 내부에서 제작하는 온라인 콘텐츠도 수시로 신경 써야 한다. 또 ‘백투베이직’이라는 이름의 자체 콘텐츠도 블로그 등에 올리고 있다. 모바일 마케팅의 여러 지식을 상세히 설명하는 글이다. B2B사업에 있어 직접 영업은 한계가 있다. 자체 콘텐츠가 중요하다. 기업은 마음이 혹해서 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들을 움직일 전문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어려움도 있을 듯하다
“워낙 변화가 빨라서 적응할 만하면 상황이 수시로 바뀐다. 또 나라마다 타깃이나 환경, 문화가 달라서 각각 전략을 다르게 짜야하는 것도 어렵다. 그 시장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마켓을 맡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중국계 회사의 근무처우가 궁금하다
“한국과 같은 연봉 테이블이 없다. 성과 평가 주기도 3개월로 짧은데 이때 업무성과를 어필해야 한다. 한국인은 성과를 자랑하는 것을 쑥스러워하는데 중국회사는 전혀 그렇지 않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직원을 좋아한다. ‘안 되도 좋으니 해보라’고 독려한다. 또 움직임이 매우 빨라서 좋다고 생각하면 바로 추진한다. 조직이 수평적이기에 가능하다. 덕분에 중국 회사가 모바일 마케팅에 대처하기 유리하다. 중국계는 모험을 즐기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사람에게 맞는다. 3개월마다 보너스가 나오는 것도 다르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제까지 내 가능성을 넓혀왔다면 이제 다듬을 예정이다. 그러기위해서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만들고 싶다. 팀원이 생긴 만큼 팀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 산업 자체가 워낙 변화가 빠르기에 새로운 걸 잘 받아들이는 노력도 계속 할 생각이다.”

[기사 원문보기: https://vo.la/9Stst]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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